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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임차인이 좋아할 걸 사라” 빌딩 투자, 3가지 성공 요령

  • 2021-12-31 09:49:37
  • 490
  • 빌딩투자, 빌딩매매, 사옥이전, mz세대, 부티끄, 사모펀드, pef

MZ세대의 빌딩 투자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가 빌딩 투자를 많이 하나?

“MZ세대들의 사회활동이 왕성하다. MZ세대 가운데 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IT(정보기술)기업이나 게임업체를 창업해 돈을 번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빌딩을 사려고 한다. 최근에 30대 중반의 벤처캐피탈리스트가 250억원짜리 빌딩을 산 적이 있는데, 300억원대 빌딩을 하나 더 사고 싶어서 매물을 찾고 있다.”

−MZ세대 투자가 얼마나 늘고 있나?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매년 대략 10~20%씩 늘고 있다.”

−MZ 세대가 빌딩 투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부모 세대가 부동산에 투자해 부를 축적할 때 자신들은 3~4세 정도 밖에 안됐을 사람들이다. 이후 주택 가격이 올라가고 ‘강남 불패’ 신화가 생기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도 나중에 돈 벌면 강남 부동산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빌딩을 사서 어떤 용도로 쓰나?

“한 채를 사서 회사 사옥으로 쓰기도 하고, 여러 채를 사서 임대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거래건수의 절반은 사옥 목적이고, 나머지 절반은 개인용 투자 목적으로 사는 것으로 판단된다. 개인용 투자 목적으로 사는 경우에도 대부분은 법인을 세워 법인 명의로 산다. 개인 명의로 운용하는 것보다 세금이 적게 나오고 대출도 쉽기 때문이다. 매입할 때 빌딩 가격의 50% 정도는 대출을 받는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

−MZ세대가 선호하는 빌딩 유형이나 지역은?

“빌딩 시장에 신규로 진출하는 세대인데도 과거의 명성을 중요시한다. 서울 강남의 신사동 청담동 테헤란로 주변의 빌딩을 선호한다. 자신의 직장과 거주지와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빌딩을 많이 찾는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부동산 투자 방식과 비슷한데, 부모들이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배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들은 또 투자할 때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빌딩을 살 때 임차인을 바꿔서 새로운 매장을 들이거나 리모델링할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

−MZ세대의 재테크 포트폴리오 중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 중 50% 정도를 부동산에 넣는 것 같다. 주식은 고위험 고수익 자산이지만, 부동산은 안전자산이라고 보고 전체 자산의 50% 정도를 안전하게 관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 MZ세대는 주식이나 코인, 채권 등 금융자산들은 부동산만큼 유용한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을 위해 20년 동안 발품을 팔며 축적한 빌딩 투자 노하우를 좀 알려달라. 먼저, 빌딩 투자의 매력은?

“요즘은 대출 규제가 심해 어떤 투자 상품을 사도 대출을 거래대금의 50~60% 정도까지 받기는 어렵다. 주택, 금, 달러를 살 때에도 모두 그만큼 대출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타인자본(대출)을 받아 자기자본을 증식시킬 수 있는 안전자산이 빌딩이다. 빌딩도 주택시장의 LTV(주택대출담보인정비율)나 DTI(총부채상환비율)처럼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라는 대출 규제가 있다. 임대수익의 1.5배 이상 대출을 금지한 규정이다. 이런 규제가 있지만 법인의 경우 좀 더 대출이 가능해 대체로 건물 가격의 50%까지는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빌딩 투자의 요령

−빌딩을 투자할 때 요령은?

“첫째, 내가 좋아하는 건물을 사지 말고 임차인이 좋아할 건물을 사야 한다.

둘째, 현재의 임대료가 적정한지, 임대료가 앞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는지, 임차인을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셋째,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빌딩의 미래 가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과거에 이 빌딩이 얼마였는데 거기에 비추어 보면 지금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면서 떨어지기를 기다리다 보면 결국 못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주저하다가 기회를 놓친다. 내가 빌딩 매매를 중개한 20년 동안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서울 주요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단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빌딩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경우 결국 매입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임대료 수준과 공실률

−적정한 임대료 수준은?

“임대료로 세금과 대출을 갚을 수 있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부동산 투자에서 가장 큰 골치거리는 공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인 입장에서 볼 때 공실이 생기면 임대료는 안들어오고 관리비도 자기가 내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와 인터넷 발달로 상가와 사무실 공실이 많이 증가했다. 공실률은 대략 어느 정도인가?

“현재 공실률 상황을 보면 서울의 대형빌딩 평균이 12%이다. 20개층 중에 18개층은 차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정도 공실률이면 임대료 수입으로 자금흐름이 선순환될 수 있다. 기업 경기가 안좋을 때 공실률이 많이 발생하지만, 불경기에 돈을 잘 버는 기업들도 있기 때문에 좋은 위치의 빌딩들은 새로운 임대인을 구하기 어렵지 않다. 임차인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유치하느냐에 따라 공실률은 달라진다.”

−자금이 부족하면 여러 사람들과 공동으로 빌딩을 사도 괜찮은지?

“빌딩 업계에서는 몇몇의 공동 빌딩투자를 부티끄 사모펀드라고 하는데, 부티끄 사모펀드 사례는 별로 없다. 상업용 부동산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만약 중간에 누군가 돈이 필요할 때 돈을 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독주택이나 지방의 토지보다는 도심의 빌딩이 환금성이 더 좋다.”

−빌딩 매매와 관련해 개선해야 할 제도가 있다면?

“상가임대차 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10년간 영업을 보장 받고, 임대인은 임대료도 연 5% 이상 올리지 못한다. 그러나 상가의 규모와 상관 없이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보다는 규모에 따라 보장 기간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보증금과 월세 환산금을 합해 3억원, 5억원, 10억원, 20억원 등으로 기준을 정한 뒤 저소득층 상가의 경우 영업 기간을 오래 보장해 주고, 고소득층 상가는 보장 기간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임차 보장 기간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또 월세 체납 등으로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쟁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빌딩의 경우 보증금 비율이 월세 1년치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분쟁이 1년 이상 길어지면 임대인의 피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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